4장. 디지털 마케팅
1절. 금융기관의 점포는 구조조정의 대상일까, 혁신의 기점일까
- 영국에서는 금융기관의 지점이 폐쇄된 이후 대체 서비스를 검토하다 보니 저렴한 비용으로 금융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한 공유 서비스에 시선을 돌리게 했다. 이에 따라 영국에서 금융기관 대상으로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뱅스(OneBank)가 그 대안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 일본의 스루가 은행은 기존의 내방 고객 응대 방식을 바꾼 차세대 점포를 오픈했다. 입구에서 가이드 역할을 하는 컨시어지가 고객 요구 사항을 물은 후 카운터 및 접객실로 안내한다. 플로어에는 직원이 없고 고객의 요청에 따라 백오피스에서 직원에 나와 대응한다. 주로 법인 거래처를 중심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발전시켜나간다.
- SMBC는 2017년부터 지점개혁을 추진해왔다. 점포를 '업무처리의 장소'에서 '컨설팅 장소'로 재정의하고, 매장에서 다양한 절차를 디지털화했다. 2020년부터는 모든 매장에서 일률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능을 검토하여 개별 고객과의 상담에 특화된 '개인 전용 매장'과 이전과 같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풀서비스 매장'으로 나눴다. 완전 예약제 전용 점포도 신설했다.
2절. 디지털화와 고령화의 공존
- 일본생명의 고객 평균연령은 76세로 전화상으로는 완결지으르 수 없는 절차가 많아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각종 절차를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했다.
- 일본생명은 고령층을 위해 암호가 불필요하고, 사용하기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춘 eKYC를 개발해 고객 만족도 향상을 이루었다.
3절. MZ세대는 가라, 알파 세대가 온다!
- 알파 세대(Generation Alpha)라는 용어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사회학자인 마크 맥크린들(Mark McCrindle)이 2005년 처음 인용한 단어로 2010년부터 2025년 사이에 출생하는 아이들이 해당한다. 알파 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 노출되고 소통이 주로 디바이스(단말)를 통해 이뤄져 이들을 유리 세대(Glass Generation)라고 한다.
- 유아와 청소년 고객을 타깃으로 삼는 네오뱅크가 전 세계 약 60개 정도 있으며 라틴아메리카·아프리카·중동·동남아시아 등은 아직 미개척 신흥시장으로 청소년 인구가 많아 발전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는 금전 교육의 중요성이 높아가는 가운데 카드를 비롯해 Z세대와 가족을 묶어서 타기팅하는 디지털뱅크에 수요가 더욱 몰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 이전에는 대형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젊은 고객이 수익성이 없는 영역이었지만 이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금융 리터러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어린이 전용 금융서비스를 출시해 브랜드에 대한 친숙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추세가 바뀌었다.
- 디지털화와 무현금화가 진행되면서 아이들을 포획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게 되므로 부모와 자녀를 묶어서 공략하는 방법이 유효한 전략이 될 것이다.
4절. 금융서비스의 제조·판매·기능의 변화 - BaaS와 임베디드 파이낸스
- 빅테크가 대형 금융기관과 제휴한 형태로 잇따라 금융서비스에 진입하면서 이미 고객 접점을 가진 플레이어가 은행 기능을 서비스형 뱅킹인 BaaS(Banking-as-a-Service)로 제공하는 형태가 늘어났다. 이와 더불어 미국에서는 이종 업종으로 진출하는 비금융 사업자에게 BaaS 기능을 제공하는 데서 활로를 모색하는 은행이 늘어나고 있다.
- 사용자 입장에서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가 누구이건 간에 언번들화된 금융서비스가 매끄럽게 연결되어 제공되므로 '고객경험에 내장돼 있다'라는 의미에서 임베디드 파이낸스(Embedded Finance)라 부른다.
- BNPL이란 Buy Now Pay Later의 약자로 선구매, 후결제를 가리킨다. 해외에서는 온라인,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국내 BNPL 시장은 온라인에 국한해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와 같은 빅테크 및 신한은행이 BNPL 서비스를 출시했거나 출시 예정이다.
- BNPL과 신용카드의 차이는 BNPL에서는 원칙적으로 이용자에게 할부이자나 수수료 등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연체 시에 연체 수수료는 붙지만 여신 심사도 신용카드만큼 까다롭지 않고 신용도가 낮아도 소액부터 이용할 수 있다.
- 국내에서는 간편결제가 소비자 거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위기의식을 느낀 카드사들이 자사의 카드만 페이 앱에서 등록해 이용하는 폐쇄형 모델에서 카드사간 상호 도입하는 쪽으로 전환했다. 2010년에 설립한 마르케타(Marqeta)는 '현대적인 카드 발행 플랫폼(Modern Card Issuing Platform)'으로 신용카드 발행의 민주화를 부르짖으며 기업들이 간편·신속하게 신용카드를 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르케타는 API를 통해 제휴기업의 시스템에 임베디드되는 형태로 카드 발행·이용관리·결제기능을 패키지화해서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 보험회사는 지금까지 다양한 업종의 사업자를 모집 파트너(대리점)로 거느려왔다. 임베디드 인슈어런스란 그러한 제공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한편, 고객 경험을 보다 중요시하고 고객의 폭넓은 니즈와 밀착 결합한 판매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 임베디드되는 보험상품은 보상내용이 단순하고 투명성이 높으며 신청과 보험금 청구가 간단한 유형의 보험으로 '보다 관련성이 높고 개인화되며 쓸모있는 보험상품이 필요할 때' 제안하는 것은 높은 편의성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함이다.
- 임베디드 인슈어런스의 플레이어는 임베디드 인슈어런스를 전문으로 하는 ①지정대리인(Managing General Agency), ②'Platform as a Service(PaaS)'를 제공하는 사업자, ③레모네이드(Lemonade) 등과 같은 신흥사업자가 있다.
- 임베디드 인슈어런스를 추진하려면 최적의 상품을 최적의 시기에 제안하기 위해 고객 행동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통찰하는 역량이 필요하나 보험회사는 아직 그러한 기술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 못하다. 고객들의 눈높이는 이미 고객 경험을 중시하는 GAMA에 맞춰져 있으므로 보험회사가 기존의 운영방식과 인프라를 어떻게 전환해 고객의 기대를 충족할지가 관건이다.
5절. 순환경제 시대의 비즈니스 모델과 사회적 금융
- 선형 모델은 한정된 기간에만 사용하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천연자원을 채취하고 폐기물로 처분한다. 이를 '채취-사용-폐기(Take-Make-Dispose) 산업 모델'이라고도 부른다.
- 순환형 경제 모델은 유한한 자원의 소비를 전제로 '취하고, 소비하고, 버려라'를 내건 기존의 경제 활동을 대체하는 경제 모델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재생가능한 자원의 사용을 우선하며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제품의 사용 횟수와 수명을 최적화하고 잔여 물질이나 폐기물을 회수·재사용하여 새로운 재료와 제품을 만든다.
- 디지털화에 따른 기술 발전은 폐기물을 완전히 없애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순환경제를 실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 네덜란드 ABN암로 은행은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라는 가치를 내걸고 유럽에서 지속가능한 순환경제의 선두주자로 앞서나가고 있다.
- ING그룹은 SDGs(지속가능한 개발목표)와 파리 협정, EU가 순환경제 패키지를 채택하기보다도 훨씬 전인 2015년 5월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력을 제공하는 '순환경제에서 금융을 다시 생각한다(Rethinking finance in a circular economy)'라는 보고서를 공표했다.
- 국내 금융산업도 순환경제로의 이행을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고객사를 방문하여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소유하지 않거나 적게 소유하는 시대에 과연 지금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맞는지 고객사 비즈니스의 전체 가치 사슬을 잘 살펴보고 고객과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 코로나19 이후 ESG 투자 붐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1920년대에는 담배·알코올·도박 등에 관여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삼가는 '윤리 투자(Ethical Investment)', 1990년대 들어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바탕을 둔 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사회 책임 투자)가 시작되었다.
- GSIA(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에서는 ESG의 투자 유형을 ①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②포지티브 스크리닝(Positive Screening), ③규범 기반 스크리닝, ④ESG 통합, ⑤지속가능성 테마 투자, ⑥임팩트 투자, ⑦경영참여 및 주주행동 7가지로 분류한다.
- 금융업계가 ESG 대응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경제 가치뿐만 아니라 환경 등 사회적인 가치도 함께 중시하는 밀레니얼 계층의 존재가 있다.
- 임팩트 금융이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에 재원을 공급하는 금융 활동을 포괄하는 것으로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ment)'와 '마이크로파이낸스(Micro Finance)'를 결합한 용어다. 임팩트 투자는 수익을 창출하면서 사회적·환경적 성과도 달성하는 투자를 뜻하며,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사회적 취약 계층에게 소액대출, 보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 임팩트 금융의 일환으로 사회나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데 초점을 맞춘 은행 운영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는데 이를 사회적 은행(Social Bank)이라고 한다. 사회적 은행의 대표적인 예로 1980년에 설립한 네덜란드의 트리오도스(Triodos) 은행을 꼽는다.
- 환경적 지속성, 사회적 책임성, 경제적 수익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을 '트리플 바텀 라인'이라고 한다.
6절. DEI를 말한다: 다양성(Diversity)·평등성(Equity)·포용성(Inclusion)
- 흔히 신체장애인 계층을 말할 때 휠체어 사용자·시각장애인·청각장애인 등 식별 가능한 특성이 있는 이들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들은 전체 신체장애인 중에서 29%도 되지 않으며 나머지 71%는 인지장애처럼 외부인이 언뜻 식별할 수 없는 장애를 안고 있는 이들이다.
- 영국의 네이션와이드나 HSBC은행은 카드를 Dot and Notch가 적용된 세로 디자인으로 교체하고, 카드의 배경색과 글자 간 색상 대비로 가독성을 높이거나 카드에 적힌 자잘한 글자 크기도 키우는 등 금융 취약 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
- 카드 결제 방식이 가로로 긁는 마그네틱 방식에서 세로로 꽂는 IC방식으로 바뀜에 따라 국내에서는 현대카드가 2017년 세로형 카드 디자인을 처음 도입한 아래 다른 카드사들도 앞다퉈 카드 디자인을 세로형으로 바꿔나갔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의 금융 편의 제고를 위한 사책은 부족하다.
- 영국의 사회적 기업인 BECO는 장애인 고용에 대한 고용주의 편견과 태도에 변화를 주려고 '제발 우리 직원을 데려가 주세요~'라고 광고해 장애인 직원들이 세계 여러 회사에서 자신의 재능을 펼치며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미국의 웰스파고 은행은 장애인을 위한 기부, 채용, 장학금 등 다방면으로 기여 활동을 벌이며 미국의 TD뱅크는 장애인이 선정한 최고의 직장으로 7년 연속 선정됐다.
- 장애균등지수(DEI)란 미국장애인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People with Disabilities)와 미국기업리더쉽네트워크(US Business Leadership Network)가 공동으로 개발한 지표로, 기업의 장애 통합 정책 및 실천 정도를 최하 0점에서 최고 100점으로 점수화하여 기업의 장애에 대한 정책과 균등 정도를 종합적으로 객관화한 수치를 말한다.
- 국내 '장애인 의무고용률 및 고용부담금'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아 민간 기업에 부과된 부담금 총액은 6,142억 원이었다. 부담금을 낸다고 의무고용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므로 장애인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 마련에 힘써야 한다.
- LGBT는 성소수자 중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를 합하여 부르는 단어다. LGBTQ, LGBTQIA, LGBTQ+로 표기하기로한다.
- 2020년에 설립한 데이라이트(Daylight)는 LGBTQ+ 커뮤니티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미국 최초의 네오뱅크다. LGBTQ+가 최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다.
- 일본 지방정부가 동성 커플이 결혼과 동등한 관계를 맺는 것으로 인정하는 '파트너십 시스템' 증명서를 발급하기 시작하면서 일본 금융기관들도 LGBTQ+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성평등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하나로, 해외 많은 금융기관이 LGBTQ+를 지원하는 시책을 펼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신청, 보험금 수령, 절세 등에 있어 이들이 일반 배우자와 동등한 지위 및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는 금융포섭 정책이 필요하다.